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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썰 백업/𝑨𝒏𝒈𝒃𝒐

𝓣𝓮𝓬𝓱𝓷𝓲𝓺𝓾𝓮

w.범고래
 
*앵놀 중에 나온 특수부대 텍티컬-두목
*쓰다보니 길어짐

*싸펑 세계관
*다시 말씀드리지만, 게임 안해봄
*설정주의
*재미없을지도...따흑이







그럼, 대장.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낮고 차분한 목소리, 선글라스 너머로 붉은 눈동자가 슬그머니 왼쪽으로 비껴지며 외면한다. 어어, 그럼 해도되지. 뭐가 물어보고 싶었을까. 대장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앵두단은 삐딱한 자세로 벽에 기대며 자꾸만 이리힐끗 저리힐끗거리느라 바쁜 적안을 집요하게 쫓아간다.
 
 
 
저희가 누구였죠? 앵두단의 질문에 비교적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어두웠던 대장의 얼굴이 밝아진다. 특수경호업체 A_ TEAM이지! 그렇게 잘 알고있으면서, 앵두단의 눈썹이 조만간 하늘로 승천할듯이 급격하게 구겨진다. 참아야했다, 상대는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상사이자 대장이었고 이 팀의 리더이자- 우리의 사장님이며 두목이기도 하고- 변명과 함께 자신이 대들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이리저리 덧붙이는 앵두단의 노력이 무색하게 두목이 눈치를 흘끔 보며 변명을 내뱉는다.
 
 
 
"아니 왜! 제대로 싸웠잖아...거의 다 내가 제압했거든..?"
 
 
 
분명 그의 말에 틀림은 없었다. 비록 훌륭하게 그의 손에 쥐어주었던 온갖 첨단장비를 마다하고 빠따로 제압했다는 점을 빼고 말했지만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다. 비록 몇천만원이 나가는 고오급 텍티컬한 장비를 쓰는 것이 조금 더 피해보상비도 적게 나오는 방법임을 알고있음에도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틀림은 없었다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한숨을 포옥 내쉰 앵두단은 그렇냐며 시무룩하게 긍정하며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벌써부터 그의 눈에는 과한 경호로 인해 날아올 병원비 청구서와 있는 힘껏 휘둘러 산산조각을 낸 건물수리비, 각종 고지서와 함께 고소장은 날아오지 않을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사람을 제압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탁월한 재능까지 보이는 대장이었으나 빠따란 자고로 휘두르면 휘두르는대로 공격범위가 제법 큰 무기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건물을 다 부숴먹기에는 너무나도 최적의 무기라는 것이다. 뭐, 다른 말로 하자면 앵두단들이 열심히 나가서 돈을 더 벌어와야 하는 이유이자 회사가 적자인 이유이기도 했다.
 
 
 
"근데 두목님 어차피 여기 대리석이던 건물이던 하나도 신경 안 쓸거면 도끼가 더 낫지않아요? 여차하면 새로운 파츠로 갈아버려도 되고."
 
 
 
순수한 호기심이라는 듯 천연덕스러운 앵두단의 질문에 회계담당 앵두단의 혈압이 곧 고혈압이 될 것 같았으나, 전투담당 앵두단의 알빠는 아니었기에 그는 신경도 쓰지 않는 다소 이기적이면서도 앵두단으로써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다.
 
 
 
"넌 왜 잔인하게 도끼로 애를 패고 구래... 그러다 크게 다치면 어쩌려구.."
 
 
 
건물의 80%를 부숴먹은 그가 할법한 말은 아니었지만, 질문을 던진 앵두단은 시무룩하게 기가 죽은 대장의 모습을 보며 마음깊이 "귀여워"를 위치고 있었기에 더이상은 아무렴 상관이 없어진 말이었다. 회계담당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뒷목을 잡은채로 넘어간 것도, 그다지 신경쓸 일이 아니었다. 흔한 일상이었다.
 
 
 
"대장~, 대장 찾는 사람있는데요. 의뢰자인 것 같아요."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이루어진 고풍스럽고 묵직한 분위기의 사무실, 웅웅거리며 기계들이 돌아가는 소리는 적막에 잡아먹혀 사무실로 들어오지 못했고 두목이 한땀한땀 신경써서 골라온 가구들은 전부 검붉은 색감에 맞춰 어두웠다. 기껏 신경쓰고 돈을 들인 사무실에서 파리만 날린다며 시무룩하게 작은 보석장신구들을 깔짝거리던 두목이 노크도 없이 우렁차게 들어오는 앵두단을 바라본다. 서리가 내린듯 차가운 백발과 붉은 앵두를 잡아먹은 듯 스며든 색깔의 머리카락, 게다가 어두운 곳에서 마주하기라도 한다면 뒤로 자빠질만큼 섬뜩한 적안과 꼼꼼하게 챙겨입은 정장. 영락없는 보스와 두목의 모습이었으나 앵두단은 그저 헤죽거리며 오늘도 흉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입밖으로 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무게감이 있는 무서운 마피아의 보스라고 부르기에는 모시깽한.. 그런 점을 드러내는 것은, 의뢰자라는 말에 빵끗! 웃으며 그 호갱님 빨리 모셔오라 경박스럽게 말하는 그의 몫도 있었다. 오늘은 회식이라 해볼까, 선착금으로 좀 땡기면 제법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애들이 고기 좋아하나? 육회, 아니면 샤브샤브? 간만에 '조리가 된' 음식을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었다. 벌이가 썩 나쁜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규모와 함께 각종고지서로 인해서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은 꽤 힘든 편이었다. 그러니 이렇게나마 두목의 위신을 올리면- 자랑스럽고도 바람직한 우두머리로써의 고민은 안타깝게도 의뢰자가 들어오는 걸음에 맞춰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엑. 니가 여길 왜 오냐?"
 
 
 
다짜고짜 반말을 툭 던지는 것은 고객을 상대하는 태도로써 옳지는 않았지만, 아는 이를 대하는 태도로써는 옳았다. 능글거리는 웃음을 입가에 띄우고는 부러 느릿하게 구두소리를 한박자 한박자 맞춰 걸어오는 망할 의뢰자는, 바로 그의 쌍둥이, 얼터앵보였다.



모든 고객은 평등하게 대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벌써부터 그러면 장사 말아먹겠다는 악담인지 우려인지를 내뱉은 그는 사무실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줄곧 싱글거리는 입꼬리를 당겨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인생을 퍽 험하게 살아온 건 아닌데 말이야~, 내뱉는 첫 소절부터 기가 막혔으나 그래도 꼴에 의뢰자라고 깊은 인내심을 끌어모아 마저 뒷말을 듣자하니, 결국은 경호업체답게, 경호를 맡기는 내용이었다. 
 
 
 
유독 적이 많아 험난한 의뢰였다. 그 능글거리는 웃음으로 쌍둥이니 좀 도와주면 어떻겠냐며 야부리를 털던 얼굴을 한대 정도는 날려줬어야 했는데. 사설 용병의 레이저건을 피하며 두목은 눈을 찡그린다. 하긴 험악하게 생겨 초중생때부터 사람패고 다녔을 것 같은 양아치스러운 얼굴로 착하게 사는 것은 대장 뿐이었다.
 
 
 
그의 쌍둥이라는 얼터앵보- 사장님은 그야말로 비열하게 생긴 얼굴값을 어느정도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이라지만 옛날에는 화려한 전적을 가졌다는 COP였다는 썰도 있고, 뭐 범죄자랑 같이 돈먹고 작업했다는 얘기도 있고, 심하면 아라사카까지 건드렸다가 쫓기고 있는 몸이라는 소문까지, 아무튼 뒷소문은 흉흉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의뢰답게, 난이도는 가히 빡세다고 말할 정도였다. 섬세하고도 복잡한 보안코드들로 이루어진 문들을 넷러너들에 의해서 자동문마냥 열렸고 가장 안전한 곳에서 홍차나 홀짝거리며 CCTV나 카메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이쯤에서 관둬도 되지 않을까나 라는 무책임한 생각이 불쑥 드는 거도 당연했다.
 
 
 

"EMP!! EMP탄 써!"
 
 
 
정신없이 전류가 파직거리는 소리와 무기끼리 부딪히는 소리들 사이로 두목의 명령이 떨어진다. 굉음과 함께 새하얀 전율이 일고, 건물의 불이 한순간 모조리 나간다. 하필이면 저녁이라는 시간대와 하늘높은 줄 모르고 높디높게 솟아오른 건물들의 그림자로 인해 어두컴컴한 암흑 속에 갑작스럽게 내던져진 적들은 우왕좌왕 혼란에 빠지며 어떻게할줄을 몰랐다. 그리고 그건 슬프게도 앵두단 쪽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에게는 대장이 있었다. 모두가 첨단장비로 손전등과 램프를 버리고 빛이 번쩍거리는 의안이나 파츠, 임플란트를 거머쥐었을 때 홀로 인간답게 사는게 가장 행복한거라며 잔소리를 1시간 넘도록 하던 대장의 고집이 이때만큼은 그 어떤 지혜보다도 빛나는 순간이었다.
 
 
 
"으랴아-!!"
 
 
 
대장의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홀로 야광으로 빛나는 빠따가 훌륭한 곡선을 그리며 적들의 머리를 부순다. 뭐, 다리와 팔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응원봉을 신명나게 흔드는 것 같기도 하였지만, 힘이 잔뜩 들어간 기합소리에 얼빠져있던 적들의 타깃이 그쪽으로 바뀌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다.
 
 
 
한바탕 쿵쾅거리며 날카로운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둔탁하게 무언가를 뭉게버리는 소리와 요란스럽게 울리는 비상사이렌 소리, 그리고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는 듯 깜빡거리며 비상전등이 들어오는 건물까지 얼핏 보기에는 아주 옛날 유행했던 좀비아포칼립스라는 장르의 소설이 떠오르게 만드는 상황이었다.

 
 
바닥에 흥건하게 웅덩이로 모여있는 기름과 얼핏 보이는 형형색색의 조명들, 그리고 군데군데 깨끗한 벽- 대장의 빠따에 의해 고풍스럽게 걸려있던 조명들은 예쁜 쓰레기가 되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지만-에는 붉은 피가 흩뿌려져있었다. 양만보자면 전혀 문제가 될 피가 아니었지만, 회계와 재산관리 담당 앵두단은 의뢰주가 알아서 다 해결해주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이성을 놓아버리기로 했다. 뭐, 엄연히 따지자면 '경호 과정 중에서 생겨나는 모든 불상사는 덮을 자신이 있고 손해 정도는 도와주겠다'라고 말했으니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기대어도 좋을 것이었다. 꼼꼼하게 녹음까지 해두었을 앵두단이 한명쯤은 있겠지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사로잡은 용병들의 리더를 데리고, 사무실의 문을 열었을 때에는 역시 그의 예상대로 푸른빛으로 빛나는 찻잔을 기울이며 이제 왔냐는 듯 까닥 눈썹을 들어올렸다. 의뢰는, 성공이었다. 건물 수리비와 함께 날아온 청구서를 보았을 때는 노오란 선글라스 너머로 적의와 분노로 타오르는 듯한 푸른 눈동자를 본 것 같았지만 양심상 내가 잘못 휘둘러서 맞은 앵두단들의 병원비는 청구 안하지 않냐며 대꾸하는 두목 역시도, 역시 쌍둥이는 쌍둥이구나, 싶었다.

 
 
그후로 두목은 내가 조준을 잘못했다며 머리가 부서진 채로 잔뜩 성이 난 앵두단들을 달래러 황급히 리퍼닥에게 달려갔고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얼터앵보는 손가락에 힘을 줘 고지서를 찢어버릴 듯 노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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